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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의 '해방촌 노포 VR기록'

생성일
2021/09/17 09:18
태그

활동 개요

수집 주제/대상
해방촌 오거리 주변 구포 . 신흥시장내 상가 내부-신흥 시장 주변의 공간, 오래된 상점을 중심으로 내부 공간을 촬영하고 몇가지 정보를 채집합니다. 정보는 사장님의 성함, 공간에 얽힌 사연, 창업시기 등- 신흥시장 내부의 공간을 촬영합니다. 공간에 얽힌 사연들도 수집합니다. 개점년도, 주인의 이름, 주목할만한 기억. 등추가촬영과 편집- 유튜브/ facebook 에도 전시합니다.
수집 방법,도구

기록결과물

활동 후기

누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공간이나 시간이 있기 마련이죠. 예를 들어보죠. 헤어진 여자친구의 싸이월드나 sns에 몰래 들어가 본 경험 한번쯤은 있을거에요. 누군가와 자주 갔던 식당이라거나 격하게 싸웠던 치킨집이라거나 ,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공간들이 분명 있을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공간들이 어느날 다시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수가 없다면, 어떨까요? 고작 1년이나 6개월 사이에 사라진다면요. 마치, 첫사랑의 부고를 듣는 것 만큼 애통한 일이겠죠.
처음 기록을 시작한 곳은 평남상회.
마침, 60년동안 운영했던 평남상회가 이사가던 날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온 생애가 이 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가게를 꾸리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커서 다시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하나의 시대가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가는 모습이나마 남길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햇습니다.
신흥시장은 이제 시장의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처음 기록을 하기 위해 인사를 할 때만 해도 무척 경계하셧습니다. 사탕이나 주전부리를 사들고 친해지려 동네 강아지처럼 돌아다녓습니다. 얼굴 도장을 5번쯤 찍고나서야 인사도 받아주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려주시더라구요.
생활가로는 신흥시장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전만 못하다 해도 생기가 돌고 역동적이었습니다. 손님인줄 알고 반겻다가도 기록 이야기를 하자마자 귀찮은 표정을 짓거나 딱 잘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이익이 없는 일을 처음 보는 사람이 권유하니 영 꺼림찍한가 봅니다.명함과 전단지로만 어플해서 딱딱해 보였을까요? 삼고초려해서 겨우 찍은 곳도 있고, 기록촬영후에 안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읍소하고 사정해도 거절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정말로 기록하고 싶었지만, 끝끝내 거절당한 곳이 있어 아쉽기도 햇습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와중에 없어진 공간도 더러 있습니다.제 기록의방식이 제 기록을 보는 사람들에게 공간과 장소를 사유하는 새로운 경험을 준다면 좋겟습니다.. 도시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의문을 가질수 있다면 더 좋겟지만, 잠깐 멈칫 할수 있을 정도의 영향이라도 줄 수 있다면 다행이겠내요. 돌아다닌다고 발도 아프고 편집한다고 짜증도 났지만, 한 시절 재밋게 잘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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